KAST 는 나에게 있어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와는 달리 조금은 더 친숙한 학교이다. 나에게 쓴 고배를 마시게 하기도 했고 나의 가족 중에 KAIST 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친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KAIST 에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 하면서 대전 유성까지 (그 때의 유성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 였다. KASIT 가 KIST 와 분리되어 홍릉을 떠나 대덕으로 내려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이었으니까…) 친구들을 만나러 가서 그 친구들 기숙사에서 몰래 고스톱, 하이로 등을 치면서 놀던 기억이 난다.

학부 시절 나를 아끼던 동갑나기 나의 여자 선배가 많이 도와줬음에도 난 그 곳에 가는 것을 실패했고 그래서인지 사회에 나와서도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나의 동생이 그곳을 들어가게 되었을 때 많이 기쁘기도 했고 그 곳에서 동생이 쓰러져서 대전의 종합병원에 입원하고 부모님이 내려가서 다시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후송까지 와서 2주간을 누워 있은 이후에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을 때는 원망스럽기도 했던 곳이다. 결국 동생은 그곳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KAIST 를 떠났다. 최종적으로 더 이상 학계에 있지 않고 사회로 진출하겠다고 했을 때 지금은 노인이 되신 아버지가 동생에게 한 한마디가 생각 난다. “사회에 진출하여 회사에 취직을 하고 그 회사에서 훌륭한 실적을 내서 출세를 해도 넌 의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다. 이 사회에 대한 의무를….”

KAIST,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서울 홍릉에 만든 한국 과학원(KIST) 에서 교육 기능만을 분리하여 지방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덕 연구 단지로 옮겨 설립한 것이 KAIST 이다. 한 때 공중파 방송에서 KAIST 라는 제목의 하이틴 드라마로 일반인의 관심을 끌은 적은 있어도 가족 중에 누군가가 관련이 있는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일반인 에게는 생소한 조직이 그곳이다.

요즘 연쇄적인 자살 사건과 그 원인, 그리고 총장의 대응 등이 신문과 방송에 기사화 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자살의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원인은 징벌적 수업료 제도와 영어 위주 수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두 가지 제도와 KAIST 총장의 전횡 등에 대해 찬 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두가지 제도와 관련하여 KAIST 학생들과 이 두 가지 제도의 단점을 맹렬히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KAIST 의 수업료 제도를 알고 계시나요? KAIST 는 설립 초기부터 전국의 과학 영재들을 교육하여 MIT 를 능가할 수 있는 세계적인 이공계열 전문 대학을 만들고자 했던 곳입니다. 그 모든 비용은 국고에서 부담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대학교 보다도 우수한 교수진, 일반 사립대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실험 기자재(석사 시절 KAIST 에 실험 기자재를 사용하기 위해 학부 선배 중 KAIST 에서 박사 과정 중인 선배에게 부탁하던 기억이 납니다.), 각종 지원, 전학생 기숙사 제공, 게다가 석사 이상의 학생들은 작은 돈이나마 생활비를 제공합니다. 그 모든 것이 국고 즉 국민들의 세금입니다.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모아 놓은 곳도 아닙니다. 머리가 좋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기에 그들에게 이 국가와 민족의 좀 더 낳은 번영을 위해 기초과학을 튼튼히 하고 응용 과학을 발전시켜 우리도 노벨상 타고 전 세계로 부터 로열티를 받는 지적 재산권들을 확보하여 전 국민이 편하게 잘 살게 하기 위해 공부 열심히 하라고 무상으로 그들에게 공급한 것입니다. 그에 대한 불만을 갖는 국민들이 있을까요? 아마 달동네에 구석방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KAIST 에 이런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비슷한 양상일텐데 예전에는 이공계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군대를 가지 않는 방법 중에 최후 까지 남아 있었던 방법을 KAIST 가 독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KAIST 학생들은 그만큼 국가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 혜택은 이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기여하는 것으로 상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 개발을 지속하여 학계의 석학이 될 수도 있고 기업체에서 뛰어나 개발자로 수백만명의 노동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치를 단번에 창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막말로 국민의 세금으로 그 똑똑한 학생들을 놀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현재 KAIST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태도를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얼마나 공부를 하지 않았으면 학교에서 벌금으로 수업료를 받는 제도를 만들었는가? 그게 불만이라고 그것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로 자살을 한다니 말도 안되는 상황이며 실재 선진국들의 대학 교육이 어떤 가를 봐야 할 것이다.

KAIST 가 전인 교육이 되지 않고 이공계 연구만을 하느 기계를 찍어낸다는 비판이 있고 학생들 간에도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KAIST 는 이공계 전문 대학입니다. 물론 요즘 MBA 과정도 있고 많이 다양화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근간은 바뀌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학 교육의 정체성과 각 대학별 특성 문제는 KAIST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대학들이 안고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대학의 종교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나 KAIST 의 전인 교육 문제는 KAIST 의 설립 목적과 그들의 존재 이유에 이미 답이 나와있다고 생각합니다. KAIST 학생들에게는 좀 야박하게 들리지는 모르겠지만 전인 교육이 KAIST 를 간 목적이라면 다른 대학을 가세요라고 하고 싶다. 물론 대학생으로서 그리고 이 사회의 성인이자 미래의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성과 도덕성등에 대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며 그런 교육은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들 이기적으로 자기것만을 챙기는 것이 팽배해 있는 사회이지만 이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고 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그들이 자살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이 사회 전반에 크나큰 손실일 것이다. 그 손실을 막기 위해 KAIST 를 개혁하느니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받아 드리겠다느니 말들이 많다. 그러나 꼭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KASIT 의 설립 목적과 그 학교를 선택한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권리 혜택과 그들의 의무에 대한 균형이 꼭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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