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의 최대 이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 가 애플의 아이폰을 얼마나 따라갈 것인가이다. 아이폰으로 전 세계에 스마트폰 광풍을 몰아온 애플이 KT 와 손 잡고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그간 쌓아온 핸드폰 시장의 강자였던 삼성전자와 LG 전자에 그간 뭐 했냐는 비판이 쏟아졌었고 LG 전자 보다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여기에 대응을 해가고 있어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시장보다 더 큰 시장에서 한국은 또 다른 도전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요즘 한국 경제의 발전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왔고 이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서 신문지상에 이슈로도 나오지 않는 반도체 이야기다.
매년 매출과 영업 이익 기록을 경신해 온 삼성전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한국의 전자 산업 양대 산맥 중 하나인 LG 전자는 왜 삼성전자에 비해 매출이나 영업이이기 10분의 1 수준인가? 그에 대한 답은 모두 반도체 이다. 삼성전자가 핸드폰을 무기로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렸지만 사실 삼성 전자 매출의 반 정도는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삼성 전자의 죄대 CASH COW 는 반도체라는 이야기이다. 10 년 이상 반도체는 한국 주식회사의 CASH COW 였고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 반도체이다. 이제 반도체는 전자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건설, 중장비 산업 등에 필수 아이템이다. 사람이 쌀이나 밀을 먹고 산다면 현대 산업은 대부분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관련 기사로 80% 이상 채워지고 있는 요즘 IT/과학/경제 부분 기사들 중에 눈을 뗄 수 없는 기사가 있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기사이다.
日 엘피다, 25나노 D램 개발… “7월부터 양산”
연구개발 단계 시제품인듯, 제품 양산 가능할지 지켜봐야… 삼성전자 “별 영향 없을 것”
전 세계 43조원에 달하는 시장의 D램 반도체 패권을 놓고 일본이 19년 만에 ‘회심의 반격’을 가해왔다. 삼성전자·하이닉스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회로 간격(선폭)을 2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까지 줄인 D램 반도체를 개발해 7월부터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모처럼 맞은 호기에 일본에서도 흥분 일색이다.
‘D램’이란 정보를 쓰고 지울 수 있는 전자기기용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으로 대용량 제작이 쉬워 PC의 주기억장치로 쓰인다.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03억달러.
한국은 삼성전자가 1983년 D램 생산을 시작한 이후 일본 기업들과 생사를 건 기술전쟁을 벌여왔다. 같은 면적의 반도체칩에 더 많은 회로와 기능을 집어넣는 ‘집적도(集積度)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한국은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하며 일본을 추월, 역전에 성공했다. 그 이후 한 차례도 일본에 뒤진 적이 없었다. 이후 일본은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일본이 이제 19년 만에 기술 재역전을 선언하고 나온 것이다. 다만 일본 엘피다메모리(엘피다)는 예전에도 ‘새 D램 개발’ 발표를 해놓고 실제 양산은 계획보다 늦었던 예가 여러 번 있었다. 따라서 엘피다의 이번 발표가 ‘D램 반도체시장 재역전’으로 이어질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회심의 반격
엘피다는 ‘한국 타도’를 명분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은 한때 “대만 기업과 연합해 세계 시장 40%를 갖고 삼성은 점유율 30%에 그치게 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엘피다는 사카모토 사장의 호언과는 달리 그동안 제대로 된 ‘반격’을 못해 왔다. 오히려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 경쟁, 즉 ‘선폭 줄이기 경쟁’에서 번번이 밀렸다.
‘선폭 줄이기 경쟁’이란 반도체 내에 보다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도록 간격을 줄이는 것이다. 선폭을 줄이면 같은 회로를 더 작은 반도체에 넣을 수 있다. 같은 버스에 어른보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 더 많이 탈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만큼 반도체를 만들 때 개당 이익과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하 생략>
일본이 타도 한국을 외친 지 20년이 지나도록 한국의 뒤를 졸졸 쫒아오기만 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기분 좋은 사실이긴 하나 반도체 시장의 속성을 조금만 파 보면 단순히 저 기사가 사실이라면 진짜 엘피다가 2개월 후 25나노급 반도체를 양산한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발생하고 한국 경제의 일본 예속은 더더욱 심해질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기본적을 막대한 시설 투자비가 드는 장치 산업이다. 보통 삼성전자가 새로운 반도체 생산라인을 셋업하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이 1조이지 이 돈은 웬만한 대기업 그룹의 1년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즉 돈이 있어야 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물론 돈만 있다고 되는 사업은 더더욱 아니지만 기술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1등을 할 수 없는 구조의 산업이 반도체 산업이다.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산업이다 보니 새로 이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고 기업 하나를 그대로 파산으로 몰고 갈 수도 있고 실패 시 국가 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진입 장벽이 워낙 높다 보니 새로운 경쟁자가 생기기도 어렵지만 순위가 바뀌기도 어렵다. 삼성전자가 20년간 반도체 산업에서 전 세계의 패권을 잡았던 것도 이 반도체 산업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신문 기사에도 있듯이 삼성전자는 64M DRAM 생산 시 부터 다른 업체들보다 먼저 개발을 하여 시장에 내놓았고 이를 통해 다음 반도체에 대한 시설 투자비를 벌어 들였다. 모든 제품이 마찬가지 이지만 시장 형성 초기에는 개당 이익율이 성장, 포화기의 이익율의 몇 배에 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블루 오션인 것이다. 블루 오션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 삼성 전자는 다음 세대 반도체에서도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면서 한발씩 한발씩 앞서 나가서 지금의 격차를 만들어 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잘 나가는데 왜 하이닉스는 저 모양이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하이닉스도 대단한 회사이다. 한 회사가 조 단위의 이익을 내기가 쉬운줄 아는가? 그러나 삼성전자 대비 워낙 뒤지다 보니 아주 낙후된 업체로 인식이 되고 있으나 삼성 전자의 뒤를 바짝 쫒고 있는 업체가 하이닉스 이다. 한 번 선순환 구조에 든 삼성 전자는 여간해서 경쟁자들에게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삼성 전자보다 신 기종 반도체 개발에 먼저 착수하여 개발한 업체가 있다 하더라도 투자할 돈이 없어 양산이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시장 출시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의 속성이 그렇다면 이번 엘피다도 똑 같은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고 충분히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일본 업체라는 것이 걸리는 부분이다. 삼성 전자가 반도체 산업을 시작할 때 전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곳이 일본이었고 그들이 기술 이전을 꺼려 거의 구걸과 도둑질을 하듯이 그들의 기술을 배워와서 만든 것이 지금의 삼성 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반도체의 기반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한국에 빼앗긴 주도권이 원래 자기들 것이라는 향수가 큰 일본이다. 기술적으로 기반 기술도 많이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에서 뒤쳐지는 것보다 더 한 파급력을 갖고 다가올 것이 반도체 경쟁에서의 패배이다. 한국의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 엘피다 메모리(ELPIDA Memory)
일본의 유일한 D램 메모리 반도체 회사. 1999년 히타치와 NEC의 D램 사업부가 합쳐 출범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3위(16.2%). 최근 대만의 파워칩 D램 공장도 인수해 덩치를 불리고 있다. 엘피다는 그리스어로 ‘희망(hope)’을 뜻한다. 한국 업체를 따라잡겠다는 일본 반도체 업계의 희망을 담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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